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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머니투데이 : 천안함 사고 관련 이상민 원장 인터뷰
by 운영자 | Date 2010-04-24 19:28:00 hit 1,695

[이슈+]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보듬을 준비는…
생존 장병의 심리적 치료 시급…재해 발생 시 심리 치료 시스템 구축 필요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0.04.14

'천안함' 침몰사건이 일어난 지 어느덧 3주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여론의 관심은 천암함 사고원인을 밝히는데 쏠렸고 군 당국 역시 곳곳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그러나 군의 대응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데 한몫했다. 정확한 사태파악과 그에 따른 조치를 최우선으로 했어야하는 군에서 사고 시간, 이후 대처 등에서 수차례 우를 범했다.

결국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여론에 밀려 군 당국은 사고가 일어난 지 12일 만에 생존 장병들을 카메라 앞에 세웠다. 그것도 환자복을 입힌 상태서 말이다.

군복을 착용하지 않아 패잔병처럼 보이게 했다는 지적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함은 결국 그들은 아직 치료 중인 '환자'라는 의미다. 외상 문제도 있지만 그들에게 걱정되는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흔히 말하는 '트라우마'다.

이상민 대한 신경정신과 의사회 정책위원은 생존 장병 기자회견에 대해 "정신과 진료 측면에서 권장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고의 당사자인데다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는 이들에게 사고 당시 정황을 증언케 한 것은 PTSD 증세를 악화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이어 "성폭행 피해자가 법정 증언 시 2차 피해를 입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천안함 생존 장병도 사고 정황을 기자회견을 통해 정신적인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실종자 가족과의 만남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강준 일산 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도 "생존 장병들의 증상평가를 통해 중증 환자와 경증환자로 나눠 따로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해군은 천안함 생존 장병을 2함대 사령부로 복귀시키면서 이들의 심리 치료를 위해 해병대 군의관 1명, 간호장교 1명을 파견했다. 이들 의료진은 환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생존 장병의 심리 상태를 파악, 정신적 상처가 큰 장병들을 국군 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할 예정이다.

스스로 살아 돌아와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 국가의 부름으로 천안함에 올랐던 그들에게 정상적인 삶을 되돌려 주는 일은 국가의 책무다. 그동안 소외됐던 생존 장병의 정신적 건강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당사자 및 목격자의 PTSD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국가주도의 체계 마련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민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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