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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증②] 술·수면제 대신 찬물 효과..."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by 연세필 | Date 2015-12-23 17:15:32 hit 2,537

[인터뷰] 이상민 비행공포증연구소 소장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5-12-12 06:00:00 송고
 
비행공포증 환자를 치료 중인 이상민 소장(사진 왼쪽)./© News1

"비행공포증은 국제화된 요즘 삶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리는 질환입니다. 심지어 이웃나라인 중국·일본을 갈 때 항공기를 타지 못해 배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상민 비행공포증연구소장은 12일 인터뷰에서 비행공포증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질환으로 지목했다. 견문을 넓히기 위한 단순 여행뿐 아니라 업무차 해외를 방문해야 하는 사업가나 직장인들에게는 큰 손해를 끼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상민 소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국토교통부 지정 항공전문의사(Aviation Medical Examiner)로 활동 중이다.

네덜란드에서 비행공포증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현재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는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이 소장은 비행공포증은 항공기 구조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 충분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비행공포증에 대한 이상민 비행공포증연구소장의 일문일답이다.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비행공포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었을 것 같다.

▶국내선을 예로 들겠다. 항공기를 타는 것이 무서워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실질적인 안전은 어떨까. 통계적으로 항공기를 타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해외여행을 생각해서도 마찬가지다. 항공기가 아닌 다른 운송수단을 고려한다면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 항공기 여행은 빠른 이동뿐 아니라 가장 안전한 운송수단이기도 하다.

-난기류를 경험한 여행객들은 비행이 부담스러워진다.

▶항공기는 고도 10킬로미터(km) 상공을 비행한다. 난기류를 만나 비행기가 일시적으로 아래로 내려가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당연히 난기류는 불쾌한 경험일 수 있지만 안전 측면에서는 다른 문제다.

-비행 중 공포가 생겼을 때 긴장을 풀어줄 방법은 없나.

▶공포감이 몰려온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좌석을 꽉 붙잡는 경향이 있다.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몸에 힘을 빼야 한다. 항공기가 좌우, 위아래로 흔들릴 때 공포가 클 수 있지만 힘을 빼면 오히려 긴장이 줄어든다. 항공기 내부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가능한 설명서가 있다. 이 설명서를 읽고 동작을 반복한다. 찬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있다.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는 술을 마셔도 반응이 적다. 과도한 음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더 위험하다. 수면제도 마찬가지다. 귀중품을 잃어버려 경제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장거리 비행은 좁은 좌석에 오랫동안 앉아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겨 호흡 곤란 등이 일어나는 이코노미석 증후군이 더 위험하다.
비행공포증 치료 모습(비행공포증연구소 사진 제공)./© News1

-이 질환이 잘 생기는 특정 환자 그룹이 있나.

▶항공기를 1000번 이상 탑승한 환자도 있었다. 평균 비행 횟수는 80회 중반이다. 비행 횟수뿐 아니라 환자 컨디션에 따라 부정적인 생각이 커지고 비행공포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료법은 무엇인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항공기 안전을 걱정하는 단순비행공포증(상황형 특정공포증)은 항공기 안전에 대해 설명하고 전문가와 함께 치료 비행을 진행하는 인지행동치료가 적합하다. 공황장애나 폐소공포증 환자는 약물치료를 통해 단시간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40년 전에 비행공포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오고 있다. 성인 인구의 10%가 노출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는 단순비행공포증과 공황장애·폐소공포증 환자 비율이 반반 정도이지만 해외에서는 단순비행공포증이 더 많다.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이나 중국은 아예 배를 이용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유럽처럼 먼 지역은 경유지를 늘려 비행시간을 쪼갠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한 사례도 봤다. 국내에서는 섬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의 고충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음상준 기자(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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