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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람은 변하지 않지만
by 연세필 | Date 2019-07-18 16:40:52 hit 129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입니다.(예전부터 의심은 해오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외모는 좀 변해 있어도 성격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시끄러운 애는 그대로 시끄럽고 조용한 애는 여전히 조용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애는 아직도 나서기 좋아합니다. 투덜이는 여태 투덜이고 허영이는 계속 허영이입니다. 저 스스로는 조금 변했다고 생각하지만 친구들이 봤을 때는 저도 하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가끔 보는 친구야 성격이 변하건 말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이 사는 배우자의 경우 큰 골칫거리일 수 있습니다. 결혼 전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던 일들이 결혼 후에는 말썽이 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멋지게 보였던 과묵함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고, 돈 잘 쓰는 호인이 무개념으로 보입니다. 일말의 기대를 갖고 부부 상담을 받아보기도 하지만 크게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레이먼드 카버가 쓴 대성당이라는 단편소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중년 남자입니다. 아내의 예전 친구가 놀러 온다고 해서 주인공은 질투를 느낍니다. 아내가 예전에 책을 읽어 주는 자원봉사를 통해 알게 된 친구입니다. 친구는 맹인이고 나이가 많은 남자임에도 주인공은 툭툭대고 기분 나쁜 태도를 보입니다. 그럼에도 맹인은 주인공을 친구라고 부르며 스스럼없이 대합니다. 늦은 밤 주인공과 맹인은 같이 텔레비전을 봅니다. 화면에서 유럽의 교회에 대한 프로그램이 나오자 맹인은 같이 대성당 그림을 그려보자고 제안합니다. 주인공이 그림을 그리면 맹인은 주인공의 손에 자기 손을 얹고 같이 따라가겠다고 합니다. 맹인은 주인공에게 눈을 감고 그려보라고 합니다. 그때 주인공에게 뭔가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주인공은 내 인생에 이런 일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소설은 끝납니다.

눈을 감은 주인공은 맹인이 보는 방식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같이 그림으로써 두 사람은 교감하고 공감하였습니다. 주인공처럼 적대감과 편견이 많은 사람도 순간적으로 그 차이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다음날부터 좋은 사람으로 확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동화처럼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는 실제로 없습니다. 그래도 주인공의 마음과 두 사람의 관계는 전과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부부간의 문제나 애인 간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넘치고 행복하기는커녕  억지로 살거나 불행과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헤어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뭐라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살아야 할까요? 속 시원하게 답할 수 없어 죄송합니다. 인생 자체가 고행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행복 행복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교감을 통한 이해심과 인내심이 있다면 좀 더 버틸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힘든 삶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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