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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중앙일보 : 비행기 탈 일 생기면 진땀 나십니까?
by 운영자 | Date 2010-07-09 19:32:00 hit 1,759


#1 업무상 해외에 나갈 일이 잦은 박모(47·사업가)씨는 비행기만 타면 손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긴장한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가까운 나라는 여객선을 타고 가지만 미국·유럽 등 장거리 비행이 잡힐 때면 출장 며칠 전부터 불안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다. 비행 중에도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난기류를 만날까 봐 밥도 못 먹고 잠도 잘 수 없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동안 좌석 손잡이만 꽉 잡은 채 불안에 떨다 내리면 기진맥진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일을 위해서는 어렵게 참고 비행기를 탔지만 가족여행은 국내로 제한됐다. 몇 년째 해외여행을 원하는 가족들에겐 차마 비행공포증이라고 말할 수 없어 “국내에도 얼마나 갈 곳이 많은데!”라고 둘러댔다.

#2 한 청년이 일본 도쿄에서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말한다. “한국 서울이오!” 택시기사가 의아해하며 묻는다. “요금이 비행기보다 비쌀 텐데….” 그래도 상관없단다. 돈이 얼마가 들든 비행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록밴드 보컬인 료는 서울에서 열리는 록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택시로 바다를 건너 부산을 거쳐 서울로 향한다. 영화 ‘도쿄택시’의 한 장면이다.

* 해외출장 잦은 비즈니스맨에 흔해
공포심은 생존본능에 가깝다. 무섭고 두렵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몸은 ‘긴급상황’에 돌입한다. 뇌의 편도(amygdale)가 활성화되면서 공포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도록 명령하는 것. 이때 뇌에선 신경전달물질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동공이 커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식은땀이 흐른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공포를 느끼는 과정은 매우 빨라 대상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한다”며 “편도는 신속한 대신 부정확하기 때문에 때로는 나뭇가지를 보고도 뱀을 본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라며 반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비행기 승객 중 5~10% “경험했다”

공포는 어떤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면 병이 된다. 예컨대 뱀을 보고 공포를 느끼는 것은 정상이나 뱀 사진이나 뱀이라는 글자를 보고도 크게 놀란다면 공포증을 의심할 수 있다. 공포증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공황장애·강박증과 함께 불안장애의 하나다.

공포증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이 중 사회공포증이 가장 흔하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또 갑자기 극도의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광장공포증도 있다. 극장이나 지하철·대형쇼핑몰 등 원할 때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심장이 멎어 죽어버릴 것만 같은 공포를 경험하는 것이다. .

특정공포증도 있는데 공포를 느끼는 대상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높은 곳에 오를 수 없는 고소공포증, 개나 나비·뱀 등을 싫어하는 동물공포증, 좁은 공간에 갇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폐쇄공포증, 피를 보면 쓰러지는 혈액공포증, 천둥·번개에 지나치게 놀라는 천둥·번개공포증 등이 있다.

국제교류와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비행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기내에 들어서면서부터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지는 않을까, 번개를 맞거나 엔진이 멈춰 추락하지는 않을까 크게 걱정한다. 탑승과 이륙 시에 공포감은 최고조에 달하며, 일부 환자는 비행기 탑승 후에 다시 내려버리거나, 활주로에서 비행기를 세우기도 한다. 항공여행이 빈번한 미국에선 10명 중 1명이 비행공포증이며, 이들 때문에 비행기 좌석 점유율이 9%나 떨어진다.

* 비행공포증의 73% “일때문에 억지로 참는다”

비행공포증은 비행기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비행공포증연구소(소장 이상민)가 2004~2008년 비행공포증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300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비행 경험 횟수는 평균 84회나 됐다. 대부분 30~40대 남성 비즈니스맨으로 7.5%는 10년 이상 비행기를 탄 사람이었다. 이들 중 73%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업무를 위해 억지로 참고 비행기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소장은 “비행기를 많이 타다 보면 기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회항·선회 등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비행기를 잘 타던 사람도 이 같은 경험 후엔 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뭔가 두렵다고 느끼면 뇌는 그 자극을 같은 방식으로 기억하도록 프로그램화된다. 이렇게 두려움이 조건화되면서 공포증으로 자리 잡는다.

오 교수는 “공포증을 판단하는 기준은 공포로 인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직업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지의 여부”라고 했다. 비행기를 탈 때 긴장하긴 하지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면 비행공포증이 아니다. 그러나 항공여행을 할 수 없어 해외사업·직업·신혼여행·유학 등을 포기해야 할 정도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공포의 대상이 실제 두렵지 않다는 점을 환자가 인식해야 한다. 항공시스템을 기체역학부터 부품까지 세세하게 설명해 안전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시켜준다. 이 소장은 “항공기의 안전을 충분히 교육한 후 먼저 모형 비행기에 앉게 하고, 다음엔 격납고에 있는 비행기에 타게 해 몸의 변화를 살핀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호흡을 통한 근육이완요법을 쓰면서 증상이 나아지면 치료자와 실제 단거리 비행기를 타보면서 익숙해지도록 한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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